프시케, 애플캣, 아네스이기도 했던 계지은 님의 티스토리 글들을 위한 소박한 대피소입니다.
이미 떠났지만 차마 보낼 수 없는 영혼들이 있습니다. 가슴 속 한 그루의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 때면 시치미 떼고 다시 돌아와 한없이 상냥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그를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. 구름을 믿지 않고 언제나 햇살을 믿고 싶었던, 바로 그 햇살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긍정하려 했던, 결핍조차도 채움의 기회로 여겼던, 무뎌지지 않던 그 치열함을 기억합니다.
진솔하면서 매끄러운 문장으로 쓰인 그의 글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시시때때로 생생한 목소리가 대신 읽어줍니다. 우리는 그 목소리를 무한히 사랑했습니다. 함께했던 기억 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합니다.